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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30 [심재희의 골라인] FC 서울, 아스날을 닮았다!

[심재희의 골라인] FC 서울, 아스날을 닮았다!


[심재희의 골라인] FC 서울, 아스날을 닮았다!

지난 29일. FC 서울이 수원과의 라이벌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7부능선을 넘어섰다. 리그 19경기 연속무패(11승 8무) 행진. '난공불락'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이제 남은 두 경기에서 1승 1무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면 자력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이날 후반 45분에 결승골을 기록한 기성용은 어디서 본 듯한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모았다. "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를 좋아하는데, 그 선수의 세리머니를 따라해봤다. " 아스날의 토고 출신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 기성용은 아무런 의미없는 '따라하기'였다고 했지만, 우연하게도 필자는 다시 한 번 이전부터 생각해왔던 서울과 아스날의 닮은꼴 모습을 떠올리게 됐다.

아스날과 서울의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컴팩트함'이다. 두 팀 모두 수비-허리-공격의 간격을 좁히고, 짧은 패스를 기본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중원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패스워크를 주무기로 하다보니 경기 자체에 아기자기한 맛이 있으며, 이는 많은 팬을 확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스타급 선수들과 유망주들을 잘 융화시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는 팀을 만들었다. 세뇰 귀네슈 감독 역시 기존 K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빠른 템포'를 서울의 것으로 만들며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다음으로, 아스날과 서울은 '젊음'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벵거 감독의 별명은 '유망주 수집가.' 탁월한 안목으로 유망주들을 영입해 스타로 키워내는 '스타-메이커'다. 그가 길러낸 테오 월콧과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팀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고, 아론 램지와 잭 윌셔 등 '내일의 스타'들이 계속해서 스타 대기표를 받아들고 있다. 귀네슈 감독 역시 어린 선수들을 잠재력을 깨워내며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은 이미 서울을 넘어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둥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승렬과 이상협 등도 선배들과의 선의경쟁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컴팩트함과 젊음을 동시에 갖춘 두 팀은 '보이지 않는 힘'을 바탕으로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타급 선수들에 의존하지 않고 팀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실제로 아스날은 '킹' 티에리 앙리가 떠났고 토마스 로시츠키와 에두아르도 다 실바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력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서울 역시 박주영의 이적과 정조국, 김은중 등의 부상공백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으며 리그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스타급 선수들이 빠졌을 때, 위기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리듬과 템포, 그리고 전술과 전략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들어가도 그들의 보이지 않는 힘은 여전히 100% 충전상태로 유지됐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축구 역시 결과가 중요시된다. 하지만 '알맹이 없는 승리'에는 손가락질을 할 정도로 축구팬들의 눈은 날카롭다. 만약 아스날이 아스날답지 못한 플레이로 승리를 한다면, 박수보다는 비난의 여론이 우세할 것이다. 축구팬들이 서울을 향해 박수를 치는 이유. 바로 팬들을 끌어모으는 '서울다운' 플레이와 함께 결실을 맺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심재희의 골라인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청년입니다. 때로는 쓴소리도 과감하게 내뱉습니다. 솔직하게 한국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파이팅입니다!